보안 진단 결과 보고서는 단순히 기술적인 내용을 나열하는 문서가 아니다. 이 문서는 조직이 정보보안 관점에서 어떤 위험 요소를 안고 있으며, 그것을 어떻게 식별하고, 평가하고, 대응해 왔는지를 체계적으로 기록하는 근거이자 증빙자료다. 특히 사고가 발생하지 않은 평상시에는 보안을 위해 노력해온 흔적을, 사고가 발생했을 때에는 적절한 대응의 정당성을 설명하는 기초자료로 기능한다.

첫 번째, 평상시 보안 사고 예방을 위해 노력해온 활동 증빙 문서

기업은 수많은 보안 위협에 상시 노출되어 있으며, 이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조치들을 지속적으로 수행한다. 방화벽 설정, 계정 권한 점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정기적인 보안 진단 등이 이에 해당한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들은 보고서로 정리되어 있지 않으면 외부에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간주될 수 있다.

따라서 보안 진단 보고서는 단지 ‘이런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사전에 이와 같은 과정을 거쳐 보안을 점검했고, 문제를 인식하고 있었으며, 그에 대한 대응을 준비했다’는 예방 활동의 증거로 기능한다.

이러한 기록은 내부 감사는 물론, 외부 감사, 인증 심사, 정부기관 평가 시 실질적인 ‘보안 관리 이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핵심 자료가 된다.

두 번째, 사고 발생 시 책임 범위를 판단하는 기준 자료

실제로 보안 사고가 발생했을 때, 보안 진단 결과 보고서는 조직의 책임을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국내외 법률에서는 사고 발생 시 단순히 결과에 대한 책임만을 묻지 않고, 사전에 위험을 인지 및 탐지하기 위한 활동을 해왔는지, 사고 사실을 인지하였는지, 인지즉시 신속한 보고 및 의사 결정이 이루어 졌는지, 피해를 줄이거나 서비스 복구 및 지속성을 위한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졌는지, 이러한 과정이 적절히 이루어지기 위한 관리 체계를 갖췄는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이러한 판단 기준은 예를 들어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전자금융거래법」, 「산업기술의 유출 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주요정보통신기반시설 보호지침」 등 여러 보안 관련 법령과 가이드라인에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보안 진단 보고서는 단순한 결과 정리가 아니라, ‘조직이 보안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가’를 입증하는 정당성의 기록이다. 이 점에서 보고서의 품질은 평소 얼마나 체계적으로 보안 사고 방지를 위해 노력해 왔는지를 증빙하는 한 편 사고 이후 책임의 중과실을 결정 짓는데 필요한 참고자료 이기도 하다.

세 번째, 법적으로 인정받기 위한 작성 기준과 준거 요건

이러한 증빙 자료로서 의미와 가치를 갖기 위해서는 보고서 작성 시 법적 요건과 실무 요건을 모두 충족하도록 설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현행 법률상 보고서 형식에 대한 의무는 명시적으로 존재하지 않지만, 포렌식 분야에서는 법적 증거로서 효력을 갖기 위한 기본 원칙들이 제시되어 있는데 이러한 요건을 벤치마킹 해본다면 좋을 것이다.

법적 자료로 인정받기 위한 디지털 포렌식의 5대 원칙은 다음과 같다:

원칙 의미
정당성의 원칙 수집·진단·기록이 권한 있는 자에 의해 정당하게 수행되어야 함
무결성의 원칙 수집된 정보가 위·변조되지 않았음을 보장할 수 있어야 함
재현성의 원칙 제3자가 동일한 절차로 동일 결과를 도출할 수 있어야 함
신속성의 원칙 대응과 조치가 사건 발생 후 지체 없이 수행되어야 함
절차 연속성의 원칙 조사 및 대응 과정 전체가 연속적이고 추적 가능해야 함

위의 내용은 포렌식 과정에서 얻은 자료들이 법적 효력을 인정받기 위해 갖추어야 할 5대 원칙이지만, 이러한 원칙들은 보안 진단 보고서에도 유의미하게 적용될 수 있다. 보고서가 향후 법적 다툼, 감사, 인증, 분쟁 대응에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면, 문서의 신뢰성과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한 구조화된 작성 방식이 반드시 고려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네 번째, 협업과 커뮤니케이션을 고려한 문서 작성

보안 진단 보고서는 단지 보안 전문가만을 위한 문서가 아니다. 진단 결과가 조직 내부의 운영팀, 개발팀, 기획부서, 법무팀, 최고경영진 등 여러 이해관계자에게 전달되고 해석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이 보고서는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도 기능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고서는 다음의 요소들을 만족해야 한다:

  • 명확한 구조: 목적, 범위, 결과, 조치 권고 등의 정보가 계층화되어 있어야 함
  • 이해 용이성: 비전문가도 핵심 내용을 파악할 수 있도록 용어를 쉽게 정리
  • 재현 가능성: 동일한 테스트 환경에서 동일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세부 환경 및 절차를 기록
  • 협업 지향성: 조치를 담당하는 부서가 보고서만으로도 필요한 내용을 파악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작성

특히, 보고서가 향후 조치 계획 수립, 우선순위 조정, 조치 이력 관리, 재진단 대비 등 후속 실무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그 자체로 재사용 가능하고 지속 가능한 문서로 구성되어야 한다.


보안 진단: 좋은 보고서의 구조
앞서 언급하였듯이 보안 진단 결과 보고서는 단순히 분석한 취약점을 나열한 것이 아니다. 기업과 담당 인력이 보다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서비스 제공을 위해 평소에도 충분한 주의와 노력을 해왔음을 증빙하는 것임과 동시에 조직 내외에서 신뢰를 얻을 수 있는 문서이자 협업을 위한 자료라 할 것이다. 따라서 보고서는 명확한 구조를 갖추고, 비 전문자라도 이해하기

다음 글


기획 시리즈
입문자를 위한 컴퓨터 이야기 * 입문자를 위한 컴퓨터 이야기 #01 : 동전놀이로 보는 2진법 * 입문자를 위한 컴퓨터 이야기 #02 : 1세대 진공관 컴퓨터 ENIAC 입문자를 위한 웹 이야기 * 입문자를 위한 웹(Web)의 등장 배경 이야기 모의해킹 기초부터 보안 보고서까지: 실무형 입문서 * Chapter 1. 보안이란 무엇인가? * 보안이 중요한 이유와 기본 개념 * 정보보안의 3요소

기획 시리즈 목록 보기